세상에서 우표를 처음 만들어 사용한 영국은 1840년 5월 빅토리아 여왕의 옆모습을 주 도안으로 하여 아
주 정교한 요판인쇄로 만들었다. 이 우표의 색이 검고 액면이 1페니이기에 페니블랙(사진 1)이라고 불린다.
우리나라는 1884년 11월 18일(음력 10월 1일) 우정총판 홍영식 선생에 의해 신식 우편제도 도입과 함께 5문·10문 등 5종의 우표를 발행하였으며, 당시의 화폐가 문 단위였기 때문에 이 우표를 문위우표(사진 2)라고 부른다.
일반적으로 제일 비싼 우표
한마디로 답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세계의 유명 경매에서 (옥션) 낙찰된 기록을 토대로 살펴보면 모리셔스의 1847년 1페니와 2펜스가 첩부된 봉피(Bordeaux Cover)(사진 3)가 1993년 스위스의 데이비드 필드만 경매에서 약 400만 달러 (약41억원)에 낙찰된 적이 있다.
낱장 우표 중 가장 비싼 것은 영령 가이아나(British Guiana)에서 1856년에 발행한 붉은색 1센트 우표(사진 4)로 1980년 시겔 경매에서 93만 5,000달러에 낙찰되었는데, 요즈음 시세로는 400만 달러 이상일 것으로 평가된다.
우리나라는 구한국 경흥우체사 일부인이 찍힌 봉피(봉투) 한 장이 1억 원에 낙찰되었었다(사진 5). 최초에 발행된 5문 이나 10문우표가 붙은 봉피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는데 만일 이것이 발견된다면 2억 원은 족히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용한 우표도 낱장에 1,000만 원 정도의 가치가 있다.
우표가 가지는 다양성
우표는 수집품으로 얼마나 다양하게 수집되었고 잘 정리되어 있는지, 또한 수집 유형에 꼭 필요한 귀중한 우표를 갖추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우편요금 선납 증지로서 편지봉투에 붙여 사용하였으나 1,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우표가 발행국의 상징이자 커다란 선전 효과를 가지고 있다는 것에 주목하면서(특히 나치 독일) 디자인이나 인쇄 효과에 심혈을 기울여 만들기 시작했다. 이제는 세계 각국이 디자인은 아름답고 인쇄기술은 정교하게 하여 최상의 우표를 만들고 있다. 지금까지 전 세계 250여 개 나라에서 160여 년 동안 만들어낸 우표는 어림잡아 60만종이 넘을 것이다.
세계 각국은 경쟁이라도 하듯이 수집가들의 호기심을 겨냥한 기상천외한 우표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레코드판 모양의 우표, 금·은박우표, 입체우표, 홀로그램우표, 암호우표, 향기우표, 열반응우표, 크리스털우표, 레이스우표 등 일일이 나열하기가 힘들 정도다. 인쇄용지의 재질도 종이가 아닌 나무, 실크, 은괴, 철판, 알루미늄, 플라스틱 등 다양한 소재가 사용된다.
우표를 사랑하는 사람과 제공하는 사람
우표 판매나 수집을 제일 처음 시작한 사람이 누구인지는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 정확히 알 수 없다. 이마도 처음 우표가 발행될 때부터 인간의 수집에 대한 욕구 때문에 우표를 수집한 이가 있었을 것 같다. 1851년 3월 22일에 영국의 한 책방 주인인 T.H.S 스미스가 사용한 우표를 구입한다는 광고를 패밀리 해럴드지에 실었는데, 이것이 우표 수집과 관련 된 최초의 기록이 되고 있다. 짐작하건대 우표수집에 눈을 뜨고 발행일에 우표를 사기 위해 우체국에 갔던 사람들이 우체국 주위에서 만나 정보 교환, 여분 우표의 교환 및 판매 등으로 자연발생적인 시장이 형성되었던 것 같다.
우체국과 우취인 그리고 우표상은 우표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정보 제공과 함께 따뜻한 정을 나누고 있다.
우표상의 경우 우체국의 고객이면서 우취인을 고객으로 맞아 우표가 발행될 때 적정량을 구입해 이를 오랜 기간 동안 우표수집가에게 공급하게 된다. 또한 수집가가 소장하고 있는 여분의 우표를 구입하기도 하고 교환하며 우표 수집용품, 옛날우표 등도 판매한다. 요즈음에는 우표상에 직접 가지 않고도 우표전시장이나 인터넷을 통해서도 구입이 가능하다.
우표수집의 길잡이 우표도감
우표도감은 우리나라에서 1884년에 발행한 최초 우표부터 현재까지 발행된 모든 우표가 발행 순서대로 정리되어 있고, 발행 목적이나 발행량 등의 간단한 정보와 함께 가장 중요한 우표의 거래기준 가격이 기재되어 있다. 물론 우표 이미지도 모두 볼 수 있다.
우표도감(Catalogue)을 처음 만든 나라는 프랑스이고 (1861), 1865년 영국인 Stanley Gibbons가 우표 카탈로그를 제작하기 시작하여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1865년 발행 된 카탈로그는 대영박물관이 1권을 소장하고 있으며, 1965년에 발견된 것은 미국 수집가가 소장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56년 체신부에서 처음 우표목록을 발행하였는데, 우표의 평가(거래가격)는 기재하지 않았다. 우표의 거래가격이 기재된 2페이지짜리 등사본으로 된 카탈로그는 이보다 조금 뒤에 나왔다.
우표상에서는 우취인들이 소장하고 있는 우표의 진위 감정이나 평가도 해주고 있으며, 여러 나라의 문헌을 구하여 주기도 하고 경매 대행도 해준다. 수집가에게 현재의 우표수집 동향을 조언하여 준다든지 우표전시회 출품 안내 등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다. 우체국과 우취인, 우표상이 삼각형의 꼭지점으로 상호 협력 관계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