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표]역사와 가격

우표가 얼마더라? 편지 쓴 지가…

아날로그 세대에게 편지는 첫사랑과 같은 존재다. 1970,80년대 편지는 청춘 남녀를 이어주는 메신저였다. 편지를 보내고 답장을 기다리는 동안은 왠지 모를 기대감으로 마음이 설레었다. 인터넷과 휴대폰으로 실시간 연락이 가능해진 지금은 맛보기 힘든 기다림의 미학이 있었다. 우표의 사전적 의미는 '우편 요금을 낸 표시로 우편물에 붙이는 증표'라고 돼 있다. 하지만 우표는 증표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우표 한 장이면 이 땅에 수많은 사연을 전하고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무슨 말 못할 사연이 그리 많은지 보내지 못하고 책상속에 고히 간직한 편지에는 우표의 빈자리가 유난히 커 보였다. 동네 구멍가게 마다 우표를 팔고 곳곳에서 빨간 우체통을 볼 수 있었던 시절은 그리 옛날이 아니다. 따뜻한 감성을 전하는 우표는 소중하지만 점점 멀어지는 것 중 하나다. 연초를 맞아 고마운 분에게 편지 한장 써보는 것은 어떨까.

◆1840년 영국서 첫 발행

우표는 '근대우편의 아버지'라 불리는 영국의 교육자 R. 힐 경에 의해 1840년 5월 6일 처음 발행됐다. 세계 최초 우표는 빅토리아여왕의 초상이 담긴 1페니짜리 흑색 우표로 '페니 블랙(Penny Black)'으로 불렸다. 5월 8일에는 2펜스 짜리 청색 우표도 세상에 나왔다. 우표의 발행으로 영국에서는 거리에 따라 우편요금이 다르고 수신인이 우편요금을 부담하는 불편이 없어졌다고 한다. 영국에서 성공을 거둔 근대우편제도는 곧 유럽과 세계 각국으로 보급돼 1849년 프랑스 세레스의 초상우표와 독일 바바리아의 숫자우표, 1852년 이탈리아 사르디냐의 에마누엘 2세 초상우표 등이 차례로 발행됐다.

◆우리나라 1884년 첫 우표

아시아에서는 1852년 인도가 가장 먼저 우표를 도입했다. 첫 우표가 신드지방에서 발행됐기 때문에 '신드지방 우표'라는 애칭을 가지게 됐다. 일본은 1871년 용을 도안으로 한 우표 4종을 처음 발행했으며 1878년 중국도 용 그림이 들어간 우표 3종을 내놓았다. 최초의 우표 이래 지금까지 세계 각국에서 발행된 우표는 약 33만 종에 이른다.

우리나라의 경우 1884년 4월 우정총국 설치와 함께 11월 18일 업무를 시작하면서 '문위우표(文位郵票)'라는 첫 우표를 발행했다. 문위우표란 당시 화폐단위가 '문(文)'이어서 나중에 붙여진 이름이다. 5문'10문'25문'50문'100문 짜리 등 총 다섯종의 인쇄를 일본 대장성에 의뢰해 우정총국의 업무 개시일까지 5문과 10문 두 종류의 우표만 도착했다. 나머지는 갑신정변으로 우정총국이 폐쇄된 뒤에 당도했다. 문위우표가 사용된 기간은 불과 18일이었다. 근대우편제도를 담당하던 우정총국이 업무를 개시하자마자 갑신정변이 일어나 문을 닫으면서 덩달아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4원에서 시작 현재 250원

대한민국 정부 이름으로 발행된 첫 우표는 1948년 8월에 나온 '대한민국우표'다. 굴곡진 근현대사 만큼 우표가격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가장 많이 이용되는 보통우편 우표가격은 1948년 4원, 이듬해 15원이었으나 급격한 인플레이션으로 1952년에는 1천원으로 급상승했다. 사회혼란을 줄이기 위해 1953년 통화개혁이 단행되면서 화폐 단위가 원에서 환으로, 1962년 다시 통화개혁이 시행되면서 환에서 원으로 돌아 갔다. 1962년 4원에서 출발한 보통우편 우표가격은 1970년 10원, 80년 30원, 90년 100원, 95년 150원, 97년 170원, 2002년 190원, 2004년 220원으로 올랐다.

현재 편지 한통을 보내는데 필요한 우표값은 얼마일까? 우표를 붙여 편지를 보낸 기억이 가물가물한 사람들이 많아 자신 있게 우표가격을 말할 사람은 많지 않을 듯 싶다. 우표가격은 우편물 중량과 보내는 방법에 따라 달라진다. 현재 국내 우편물은 보통우편'보통등기'익일특급'익일오전특급'당일특급 등 다섯 종류로 구분된다.

무게 25g 이하 규격봉투 기준으로 배달에 2,3일 걸리는 보통우편의 우표가격은 250원이다. 보통등기의 경우 1천750원, 익일특급은 1천840원, 익일오전특급은 2천840원, 당일특급은 3천840원이다. 중량이 25g을 초과하고 규격 봉투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에는 우표가격이 올라간다. 우표값은 2006년부터 동결된 상태다. 물가와 인건비 인상 등의 부담이 있지만 상징적 의미에서 유표값은 인상되지 않고 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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